디지털이다

칼럼 2008/05/19 23:24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의 being digital을 구입하여 읽고 있습니다.
번역본 초판이 1995년에 나왔으니 무려 13년 전에 나온 책입니다.

책을 살때만 해도 너무 오래된 책이라 이젠 큰 도움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전혀 그렇지 않군요.

이제 겨우 챕처 1을 읽었지만, 정말 고민해 볼 문제를 많이 던져줍니다.
그의 명성이 공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통찰이 뛰어난 점은 그가 디지털 전도사라거나 디지털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톰과 비트라는 두 가지 개념을 가지고,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어떻게 변화해갈지를 예측하면서도, 미래를 위하여 자원(주파수 자원까지 포함하여)이 함부로 낭비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인터넷 정보사용량이 과다하게 폭주하여 인터넷망 전체가 마비되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식의 기사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판도라TV가 지난 4월 2일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해외망 연결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참으로 황당한 일이 많았습니다.

국내 ISP들이 해외망 연결에 별 관심이 없었기에, 국내사업자의 망은 일본의 NTT의 망보다 2배나 비싼 경우가 발생하여 국내망을 이용할 방법이 없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우린 우리나라가 전세계 제1의 인터넷강국이라고 떠들고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니 전혀 아니올시다라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그저 네이버, 다음 등 국내 사이트나 이용하면서 전세계 인터넷으로부터 광대한 정보와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것엔 별 관심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물론 타국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영어가 아닌 자국만의 민족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은 흔히 자국어를 이용하는 내부 네트웍만 활성화되곤 합니다.
바로 우리와 중국의 사례가 그러합니다.

그런데, 허구헌날 쪽바리라고 씹어대었던 일본은 오히려 우리보다는 더욱 더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요즘엔 우리보다 더 영어를 잘 하기도 하고, 글로벌 서비스도 부담감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런 일본에 대해서 그들이 이미 세계시민의 컨셉을 가지고 아시아를 바라본다는 이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정말 우물안 개구리는 아니었는지 반성해볼 일입니다.

몇일전 구글의 지메일에 자동번역기능을 추가하여, 해외의 뉴스레터를 번역하여 받아보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었습니다.

구글이 자동번역을 하지 않는다면, 수동으로라도 누군가가 정말 중요한 사이트들의 글을 번역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정보사회 발전에는 그러한 노력들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몇몇 매체가 해외 사이트들의 다양한 아티클을 선택하여 번역도 하고, 뉴스레터도 보내주고 있지만, 아직도 정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시절에 들었던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자면, 제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엔 대학의 도서구입비가 1년에 겨우 2억이 채 안되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본은 무려 10배가 넘는다고 하더군요.

대학의 수도 많고, 대학의 도서구입비도 많다보니, 출판시장의 크기가 정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 결과 일본의 번역서는 각 대학에 구입할 만한 여력들이 충분히 되고, 대학의 수가 많다보니 정말 많은 번역서가 번역이 된다고 합니다.

흔히 책은 3천권이 넘으면 BEP라고 하던가요?
일본의 각 대학이 10권씩만 구입해주면 되는데, 각 대학은 그러한 번역서를 구매할 경제력이 충분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일본은 번역서가 많고, 그러다보니 해외 문물의 수입이 우리보다 훨씬 더 빠를 수 밖에 없어지는 것입니다.

요즘 일본과 중국을 보면서 정말 규모의 경제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판도라TV가 일본에서 시작된 서비스였다면 벌써 BEP를 넘어섰을 것입니다.
한국시장은 정말이지 너무 작습니다.

그리고, 이 작은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뭐하나 잘 해보려고 하면, 조금 덩치 있는 포털이 잘 도와주고 협력해서 키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서비스를 우후죽순 개발해서 시장을 나누고 쪼개어버립니다.

그러니 국내의 중소 사이트가 제대로 여유를 가지고 긴호흡 힘찬 걸음을 하기는 정말 지난한 일이 되어 버립니다.

코리안클릭 같은 통계 사이트는 정확하지도 않은 데이터를 함부로 남발하고 중앙일보 기자는 잘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함부로 쉽게 이야기하면서 포털이 대단하다는 감탄사나 남발합니다.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승자독식제 [, winner takes all]  http://100.naver.com/100.nhn?docid=796820

포털은 이미 승자입니다.
그러니 이런저런 신규 서비스를 모두 독차지하려고 듭니다.

해외에서도 구글과 같은 기업이 작은 회사들을 수없이 인수합니다.
그러나 그 사이트들은 결코 없어지거나 구글의 서비스 안으로 흡수되어 소멸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M&A와 미국의 M&A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승자독식제의 사회에서 작은 벤쳐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덩치가 큰 포털이 동작이 느린만큼, 그들이 미처 알아차리기 전에 포털이 따라잡을 수 없을만큼
열심히 달려 버리는 것 뿐인 것 같습니다.

아니면, 국내에서는 안된다면 재빨리 해외로 지평을 넓혀야겠죠.

판도라TV는 다행히 아직까지는 동영상 분위 1위이며, 이미 글로벌 서비스도 오픈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해외에서의 접속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드림콘서트 때문인지 최근 들어 해외 이용자가 더욱 늘어나는 모양입니다.
그야말로 한류의 힘입니다.

이처럼 우리 한류 콘텐츠를 번잡한 노력 없이 곧바로 해외 이용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글로벌시대를 맞아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도 안방에 앉아서 전세계를 상대로 우리 콘텐츠를 보여주고 홍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일본과 홍콩 미국 등에서는 HD 서비스도 잘 보여진다고 하니, 이곳을 공략할 때는 HD 초고화질 영상으로 공략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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