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유통의 2.0이 다가온다.

칼럼 2008/03/08 00:57


콘텐츠 유통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최근 방송사에 비디오 사이트들에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했다는 기사가 떴다. 20억원을 요구한 모양이다.
방송사들이 저작권을 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방송사들에게 정말 저작권이 있는 것인지 의심된다. 실제 대부분의 방송물은 영세한 독립제작사들이 만든 것이다.

방송사와 제작사간의 불공정한 계약관계로 인하여 영세한 제작사들은 영상물을 만들고도 정작 저작권을 주장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
이에 대해서 김종학 사단에서 반기를 들고, 온라인에서의 유통권을 방송사에 주지 않는 사태가 '태왕사신기'에서 이미 발생한 바 있다.

실제 영상을 제작한 제작사들이 더 많은 권리를 가져야만,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고, 이는 더 많은 창작활동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처럼 불공정한 콘텐츠 유통이 가능했던 것은 다름 아닌 방송 권력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영상물을 상영할 만한 플랫폼이 방송 뿐이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 영상물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다각화되면서, 콘텐츠 유통의 새로운 길들이 열리고 있는 만큼 시장의 변화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제작자가 콘텐츠의 라이센스를 판매하고 이를 구매한 서비스 사업자가 수익을 가져가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진정한 콘텐츠 유통의 혁명이 될 수 없다.

콘텐츠 유통의 혁명은 마치 '농산물 직거래'와 같이, 생산자의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바로 전달될 수 있는 플랫폼이 나와야만 가능해진다. 그러기 위해선 제작자는 무리하게 플랫폼 사업자에게 콘텐츠 구매를 강요하거나 미니멈 개런티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유통으로 인한 수익이 발생하는 만큼 정당하게 수익을 배분받는 새로운 계약 관계가 필요하다.

유통 플랫폼이 먼저 자리를 잡아야만, 소비자가 이를 이용하고, 소비자가 이용해야만 광고라는 수익 모델이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단지 저작권만을 주장해서는 기존의 잘못된 유통 구조를 바로 잡을 수 없는 법이다. 새로운 유통 플랫폼을 창출해야만 정당한 권리를 실현하고, 불법적인 P2P 유통도 차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떤 저작자라도 자신의 영상을 등록해 주면, 이 영상을 소비자에게 고화질로 잘 전달해 주고, 영상에 수익모델을 붙여서 발생한 수익을 저작자에게 배분해 주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판도라TV가 4월에 HD 서비스를 한다고 한다. http://show.pandora.tv/event/story/
당연히 광고도 HD 광고가 붙게 될 것이다.
그렇게되면 광고의 단가가 높아지게 되고, 프리미엄 콘텐츠를 보여주면서 높은 광고단가에서 발생한 수익을 저작자에게 배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구매해서 서비스하는 방식 혹은 미니멈 개런티를 지급하는 방식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맞지 않는 방식이다.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은 결국 저작자를 끊임없이 1차 생산자로만 전락시키는 방식이며, 공정한 수익배분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저작자 스스로가 소비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고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다름 아닌 지마켓이나 옥션과 같은 '오픈 마켓 플레이스'가 필요한 것이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오픈 마켓 플레이스야말로, 콘텐츠를 유통하는 콘텐츠 플랫폼 2.0을 실현할 수 있는 첩경이다.

하루빨리 그와 같은 유통 플랫폼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저작자들이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직접 판매할 수 있다.

판도라TV는 글로벌 서비스를 하므로, 복잡한 해외 배급망을 타지 않고도 해외에도 직접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유통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되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한국 콘텐츠가 세계로 바로 진출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번역과 자막 작업은 다국어를 할 줄 아는 네티즌에게 맡겨도 될 것이다.
그와 같은 참여에 기반한 콘텐츠 유통은 이미 P2P 불법 다운로드 시장에서 구현되고 있다.

판도라TV의 광고 기반의 무료 서비스가 제 자리를 잡게 되면, P2P에서 굳이 돈을 주면서 다운로드를 하는 것도 사라질 것이다.
소비자는 500원 혹은 그 이상의 비용을 내고 다시보기를 이용하기보다는 훨씬 더 저렴하고 화질도 좋은 P2P를 선택해 왔다.

그러나 P2P 서비스는 끊임없이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처벌의 대상이 되고, 결국 범죄 행위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아울러 저작권자에게 수익이 배분되지 않기에 창작자들을 죽이는 서비스에 불과하다.

이러한 P2P 불법 다운로드는 단속이나 처벌로는 영원히 근절될 수 없다.
오직 한가지 방법 뿐이다.

소비자가 P2P를 이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해당 콘텐츠를 무료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면 된다.
TV를 시청할 때 광고를 보고 나서 시청하는 것처럼, 인터넷에서도 광고를 보고 나서 영상을 무료로 시청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해서 발생한 광고 수익이 저작권자에게 잘 전달된다면, 소비자와 저작권자 플랫폼 사업자 모두 행복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콘텐츠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즉 제작자가 직접 소비자에게 단 1단계의 유통 플랫폼만으로 바로 영상을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중간 유통이 사라지면서 불필요한 마진이 사라져서 저작자의 수익은 높아지고, 소비자는 이를 무료로 이용하게되므로, P2P 불법 다운로드를 굳이 이용하면서 저작자의 단속에 걸릴 두려움을 가질 필요도 없게 되는 것이다.

4월이면 바로 이러한 HD 기반의 유통 플랫폼이 나오게 된다고 하니,
그동안 정말 멋진 영상물을 만들어 놓고도, 유통할 곳을 찾지 못해서 상영하지 못했던 작품들을 판도라TV에 업로드해서 서비스해 볼 일이다.

독립영화 제작자나 개인적인 창작 활동을 했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서, 전세계에 자신의 작품을 내 놓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연예기획사는 신인을 키우기 위해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여, 케이블 방송 등에 거액을 주고 방영을 요청한다고 한다. 일단 알려져야 상품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굳이 돈을 주면서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판도라TV에 HD 영상을 업로드하면, 대중에게 알려지기도 하고, 수익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음원 사업자는 음반과 디지털 음원의 모바일 판매(벨소리, 컬러링 등)로 수익을 창출해 왔고, 뮤직비디오는 단지 홍보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은 단지 홍보를 위해서 제작한 뮤직비디오가 수익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은 이처럼 기존의 모든 영상의 유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서, 시장의 질서를 흔들고 새롭게 재편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생산자 주권의 시대, 소비자 주권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생산자,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이 어서 빨리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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